수영 강사님이 갑자기 한 달간 쉬신다고 했을 때, 처음엔 단순한 개인 사정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탈장 수술이라는 말을 듣고는 의아했습니다. 격렬한 운동을 하시는 분도 아닌데 왜 탈장이 생겼을까, 하고요. 솔직히 저는 탈장이 신생아나 어린 아이들한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인 줄만 알았거든요. 집에 오는 길에 검색을 해보고서야 성인 탈장이 생각보다 훨씬 흔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탈장 원인, 알고 보면 일상 속에 있었습니다
혹시 "탈장은 아기들 병"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다릅니다.
탈장(hernia)이란 복강 내 장기, 주로 소장이나 지방 조직이 복벽의 약해진 부위를 통해 제자리를 벗어나 밀려 나오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몸속에서 장기를 잡아두는 근육이나 막이 느슨해지거나 찢어지면서 장기가 삐져나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을 알고 나니 왜 성인에게도 빈번히 발생하는지 금방 이해가 됐습니다.
성인 탈장에서 가장 많은 유형은 서혜부 탈장(inguinal hernia)입니다. 서혜부란 허벅지 안쪽과 복부가 만나는 사타구니 부위를 가리킵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으로 근육층이 얇고 약해서 압력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탈장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남성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탈장을 유발할까요? 검색해보고 정말 놀랐던 부분이 여기입니다.
탈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행위 (헬스장 고중량 운동 포함)
- 만성 변비로 인한 잦은 복압 상승
- 지속적인 기침이나 재채기
-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복벽 근육 약화
- 나이에 따른 근육 및 결합 조직의 자연적인 약화
기침과 변비가 탈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제가 직접 읽어보고도 한 번 더 확인했을 정도로 의외였습니다. 복압(intra-abdominal pressure)이라는 개념이 핵심인데, 복압이란 복강 안쪽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압력을 의미합니다. 이 압력이 반복적으로 높아질수록 복벽의 약한 지점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입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데, 예전에 TV에서 김종국이 탈장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에 원인을 찾아보니 고중량 운동을 즐겨 하는 분들에게 복압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무게를 드는 운동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니지만, 복벽에 누적되는 부담은 간과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탈장은 전 연령대에 걸쳐 발생하며, 특히 중년 이후 남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탈장 증상과 수술, 생각보다 조용히 진행됩니다
탈장이 생겼을 때 어떤 신호가 나타날까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초기 탈장은 통증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 있을 때 사타구니나 복부에 작은 혹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것이 처음으로 발견되는 증상인 경우가 많고, 누우면 다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됩니다.
탈장의 증상을 단계별로 이해하려면 '환납성(reducibility)'이라는 개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환납성이란 밀려 나온 장기나 조직이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는지를 뜻합니다. 초기에는 손으로 살짝 밀어 넣거나 누우면 들어가는 환납성 탈장 상태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돈 탈장(incarcerated hernia) 상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감돈 탈장이란 탈장된 조직이 복벽에 끼어서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이 상태가 되면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장기가 괴사할 위험이 생깁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탈장의 자연 치유 가능성에 대해서는 "초기에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진 경우도 있는데, 전문적인 의료 기관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탈장은 근본적으로 복벽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회복보다는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정보에서도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전문의 진료를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술 방법으로는 크게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laparoscopic hernia repair)이란 복부에 작은 구멍 여러 개를 뚫고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처리하는 최소침습 방식을 말합니다.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아 최근에는 선호되는 방식입니다. 강사님이 한 달 정도 쉬신다고 하셨는데, 아마 수술 후 복압을 올리는 활동을 당분간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수업에서 늘 활동적으로 움직이시던 분인데, 회복 기간 동안 얼마나 답답하실지 생각이 됐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탈장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탈장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알고 나면 예방이나 대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고중량 운동 시 복압 관리, 변비 해소,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 자제처럼 일상적인 습관이 복벽을 지키는 데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수영 중 과도한 힘주기에 더 신경 쓰게 됐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 특히 사타구니나 배 쪽에 뭔가 불룩하게 만져지는 느낌이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한 번쯤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kmedinfo.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210, 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medid=AA000462, https://blog.naver.com/nmc_official/224162881579